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리뷰/도서

[도서 리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제로편 - 지대넓얕 책 서평

by 도비삼촌 2020. 6. 3.


지대넓얕 누구나 한번쯤은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책으로든 팟캐스트로든 한번쯤 콘텐츠를 접한 분들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 오늘은 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편' 리뷰를 한다.

 

 

저자 : 채사장

출판 : (주) 웨일북

 

처음에 책을 보면 드는 생각은 굉장히 두껍다. 과연 이걸 다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두께는 굉장히 압박이지만 내용은 '지대넓얕' 시리즈 답게 쉽게 잘 풀어썼다.

 

지대넓얕 팟캐스트 시절부터 팬으로, 나 역시 깊은 것보다 넓고 얕은 지식을 선호했기 때문에 수백 회에 달하는 전 회차를 틈틈히 다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그 집중도가 떨어졌던 회차도 있었지만 기존에 몰랐던 새로운 개념을 접할 수도 있었고 기존에 알던 것의 확장된 지식을 얻을 수도 있었기에 꽤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책의 작가는 바로 이 지대넓얕 팟캐스트의 멤버 중 하나였던 '채사장'이다. 사실 이 작가분에 대한 개인적인 것은 잘 모른다. 본인도 채사장으로 불리는 것을 선호했는지 책에도 '채사장 지음'으로 표기를 했다. 사실 처음에는 신비주의 컨셉이신가 했는데 최근에 방송에도 나오고 블로그며, 유튜브도 하시는 것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일원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큰 줄기를 일원론에 맞춰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시간적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핵심적인 내용이 되는 단어이니 일원론에 대해 알아보면 그 뜻은 아주 간단하게 "자아와 세계는 하나다."가 된다. 그렇다면 이원론은 "자아와 세계는 개별적 존재이다."가 될 것이다. 작가는 이원론을 기존의 지대넓얕 1,2편에서 다루었고 이번 편은 일원론의 이야기가 주가 될 것임을 말한다.

 

책의 구성이 시간의 흐름이기에 굉장히 따라가기 편하게 되어있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앞에 첫번째, 두번째 챕터에서는 우주, 인류와 같이 과학적,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지는 파트들이 있다.

 

그리고 세번째 챕터인 베다부터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때부터 진정한 일원론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베다 이후로 도가, 도가와 같이 유교도 살짝 나온다. 그리고 불교, 철학, 기독교로 챕터가 이어진다. 여기서 철학은 기독교와의 이원론적 연결성을 설명하고자 종교가 아님에도 추가된 내용같다. 물론 넓고 얕은 지식답게 서양 철학사에서 수많은 인물들을 다루지는 않는다. 몇몇의 선택받은 자들만이 이야기에 등장한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파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짧은 내용에 많은 종교의 깊은 내용을 담아낼 수는 없기에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혹시라도 특정 종교나 내용에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깊게 다룬 책을 한번 더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나오는 종교인 베다는 사실 정말 생소하고 낯선 개념이었는데 그럼에도 굉장히 간단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준다. 그 이후에도 550장에 육박하는 두꺼운 책을 읽는 동안 큰 어려움 없이 새로운 지식들을 접해갈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와 같은 인문학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처음부터 어려운 철학책이나 인문학책으로 접한다면 지레 겁먹고 포기했을 내용에 조금은 익숙해진 것만으로 충분한 수확이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 책은 다소 비약이 있다고 느껴질 수 있다. 가장 쉽고 간단하게 다양한 개념들을 연결 짓기 위해 작가는 상당한 비약을 시도한다. 내가 인문학, 철학에 굉장한 조예가 없기에 명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작가는 모든 종교들을 일원론으로 연결 짓는다. 물론 각각의 종교들이 일원론적인 성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작가는 의도적으로 일원론적 성향이 강한 인물과 교파를 마지막에 끌어오면서(유교, 기독교 파트) 마치 "인간의 추상적 능력의 종착점은 일원론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고자 시도한다. 물론 이러한 해석의 방향을 무조건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확실히 "일원론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나는 일원론이든 이원론이든 어떠한 사상도 추종하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확연하게 한쪽에 치우친 작가의 편향된 시선이 느껴졌다. 또한 작가도 언급했듯이 현재의 발전된 세상을 만드는데 서양의 이원론적 사고가 기여한 부분이 큰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에 어느 한쪽만이 옳다는 듯한 메시지는 다소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작가의 메시지를 완화해서 조금 더 융화적인 결론을 만들어 냈다면 이런 불편함이 덜 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래도 지대넓얕의 팬으로서 말 그대로 '지대넓얕'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넓고 얕은 지식을 쌓게 해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아직은 인문학이 낯선 모두에게 추천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