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주식시장이 제대로 된 조정조차 없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돈'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3명 이상 모이면 부동산, 주식, 금, 달러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의 이야기가 오가죠.
이런 시기에 한 번쯤 보면 좋은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부터 확 와닿는 영화 '돈'입니다. 과연 돈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장르 : 범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 박누리
주연 :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김재영, 김민재, 정만식, 원진아
러닝타임 : 115분
평점 : ★★★★
공식 소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오직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 빽도 줄도 없는, 수수료 O원의 그는 곧 해고 직전의 처지로 몰린다. 위기의 순간, 베일에 싸인 신화적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만나게 되고,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거래 참여를 제안 받는다.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 후 순식간에 큰 돈을 벌게 되는 일현. 승승장구하는 일현 앞에 번호표의 뒤를 쫓던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이 나타나 그를 조여 오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및 결말'
주인공 조일현(류준열)은 부자가 되는 꿈을 안고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 신입 브로커로 입사한다. 처음의 꿈은 잘 나가는 증권사 브로커였지만 이렇다 할 실적도 없이 나날을 보내며 점점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식 자리 이후 실의에 빠진 조일현에게 같은 회사의 유민준 과장이 솔깃한 제안을 하나 한다. 증권사에서 다소 부적절한 거래지만 작전세력의 거래를 도와주면 큰 돈을 만질 수 있다고, 너가 원한다면 자기가 그 쪽과 연결을 해주겠다고.
어차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조일현은 그 제안을 수락하고, 해당 거래의 지시를 주는 '번호표'라는 닉네임의 인물과 접선을 한다. 물론 그 과정은 굉장히 비밀리에 이루어졌으며, 그가 지시하는 내용도 선불폰으로 단발성으로 전달되었다.
번호표가 제안한 첫번째 거래는 옵션 만기일을 전으로 다른 증권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스프레드 물량을 주워담는 것이었는디, 이 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수료만 무려 5천만원에 달했다. 그리고 그 계약에서 조일현에게 떨어진 수익금은 6억원이었다.
엄청난 거래와 수익금으로 회사 내부에서도 인정을 받은 조일현은 너무 기뻐하며 번 돈으로 집을 계약하고 여자친구와 비싼 음식도 먹으러 간다. 그리고 한 식당 화장실에서 금감원에서 사냥개라고 불리는 '한지철(조우진)'에게 명함을 받는다. 그는 이상거래를 벌인 조일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압박을 준다.
그 일이 있은 후 조일현은 처음 경험하는 일에 번호표에게 연락을 하고, 금감원을 만난 일을 그대로 전한다. 하지만 이미 그런 일에 도가 튼 번호표였고 어차피 증거도 없이 거래자들의 심리만을 압박하는 그들의 행동에 겁 먹을 것 없이 당당하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두번째 거래를 지시한다.
두번째 거래에서는 조일현이 무려 12억의 돈을 벌게 된다. 이 거래에서도 엄청난 자금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였기 때문에 수상함을 눈치챈 한지철이 찾아오지만, 번호표의 조언처럼 조일현은 당당하게 밀어부치며 오히려 경찰들을 불러 그를 쫓아낸다. 쫓겨나면서 한지철은 조일현에게 봉투를 하나 건내주는데 이 봉투에 그가 번호표를 만나 식사를 한 날의 사진들이 들어있다.
또 겁을 먹은 조일현은 번호표를 만나지만, 또 다시 떳떳하게 대응하면 괜찮다며 여행을 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올 것을 추천한다. 조일현은 작전을 도우면서 벌어들인 거액의 돈을 바하마 비밀계좌에서 일부 찾아 휴식을 즐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우연한 인연으로 로이(다니엘헤니)라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만나 휴가를 함께 보낸다.
그 사이에 증권사에 검찰이 들이닥쳐 수많은 자료들을 다 털어간다. 그리고 복귀한 조일현은 사내감사에서 취조를 당하지만 오히려 당당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사내에서 압수당한 자료들이 여기저기 외부로 유출되고 수많은 찌라시와 소문이 생겨난다. 이 소문으로 인해 몇 명의 피해자들이 생겨나는데, 먼저 조일현에게 번호표를 연결해준 유민준 과장의 불륜이 밝혀지고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쫓겨난다.
또 다른 피해자로 조일현 옆자리에 있던 박시은 대리가 언급된다. 그녀가 수많은 남자들에게 작업을 걸었던 내용들이 공개되며, 그녀의 이미지가 크게 망가진다. 이런 타이밍에 조일현은 그녀에게 점점 다가가며, 오랜 시간을 사귀어온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박시은과 연애를 시작한다. 그리고 스스로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생각도 행동도 여자친구도 회사에서의 모습까지 모두 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에게 다른 증권사 직원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끊어버린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그 전화의 주인공이 자살했다는 기사가 뜬다. 그 날 한지철이 조일현에게 직접 찾아와서 죽은 증권사 직원은 자살한게 아니고 그날 밤 자신을 만나기로 했었다고 알려준다.
한지철은 이어서 박창구 부장에게 찾아간다. 박창구 부장도 반호표의 거래를 도왔던 이로, 번호표의 거래를 도왔던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을 감지한 그는 그들을 만나러 다닌다. 걱정이 된 박창구는 유민준 과장을 만나 자신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박창구와 유민준은 함께 한지철을 만나 함정을 파서 번호표를 잡을 계획을 짠다.
하지만 박창구가 회사건물에서 갑자기 떨어져 죽고, 이 현장을 목격한 조일현은 공포에 질린다. 자신의 회사 자리로 돌아와 보니 지하철역에서 만나자는 번호표의 메세지가 남겨져 있다. 이번에는 조일현에게 공매도를 통해서 돈을 버는 작전을 제안한다.
이번에는 한지철이 박시은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에게 협조할 것을 강요한다. 그렇게 조일현의 매매 정보를 한지철쪽으로 흘린다. 조일현은 목표대로 매수를 진행했지만, 이번 작전은 금감원 측에서 판 함정이었고 조일현을 잡기 위해 현장으로 들이닥친다. 하지만 조일현은 도망쳐서 번호표를 만나러 가고 병원에서 의식을 잃은 유민준 과장을 본다.
이제 조일현은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번호표는 은연중에 그를 협박하며 또 다른 작전을 제안한다. 하지만 금감원과 검찰에서 그를 찾아와 잡아가고, 번호표의 공매도로 인해 한 회사의 대표가 죽게된다. 그리고 죽은 대표가 그의 동기 아버지인 것을 알게된다.
자괴감을 느낀 그는 번호표를 찾아가지만 결국 다시 300억 짜리 거래만 제안받고 돌아온다. 이번에는 번호표의 뒤통수를 치기로 마음먹고 증권사를 개업한 죽은 우성무역 대표의 아들이자 동기를 찾아가 정보를 넘겨준다.
배신당한 사실을 알고 열받은 번호표는 킬러를 시켜 그를 죽이러 보내지만 이미 조일현은 검찰에 붙잡혀간다. 그리고 검찰에서 번호표를 잡기 위해 출동하지만 사무실에는 그가 없다.
그 후 번호표와 지하철역에서 다시 만난 조일현은 도청으로 증거를 잡으려 하지만 이미 도청임을 예상한 번호표는 도청기를 제거하고 유유히 떠난다. 그때 조일현이 가방에서 돈을 꺼내 돈을 뿌리는데 지하철역이 아수라장이 되고 킬러가 지나가며 조일현을 찌른다.
번호표가 지하철을 타려는 찰나에 한지철이 번호표를 붙잡는다. 이미 도청기가 제거되어 증거가 없었지만 조일현이 신입부터 쭈욱 소지하던 라이터에 모든 정보가 녹음되어 있었고, 붙잡혀가는 번호표는 떠나가며 조일현에게 폰을 건내주고 잡혀간다. 그리고 조일현은 지하철이 떠나는 찰나에 몰래 탑승해서 현장에서 도망 친다.
'리뷰'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원작소설은 작가 장현도가 쓴 책으로, 작가 본인이 실제로 해당 업종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는 돈에 대해 적나라한 스토리를 통해, 실체를 폭로한다. 부자를 꿈꾸고 부자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파멸을 직접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맹목적인 추종과 탐욕의 끝은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반화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를 자극적인 전개로 다룬다.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시세조종과 작전들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직접적인 주식시장 작전의 주체들은 아니고 중개인들의 이야기지만 보고 있으면 정말 허탈할 정도다.
너무 큰 돈이 너무 쉽게 움직인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에서 법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이런 일들이 설마 실제로 벌어질까 싶지만, 무조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비상식적인 주가의 흐름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을 위해 사람들의 목숨까지 빼앗는 비윤리적인 사람의 모습.
그만큼 영화는 부적절하게 일어나는 돈의 이동을 폭로하고 싶었던 것 같다. 굉장히 높은 회전율에 금액도 크게크게 꽂아주면서 더 극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평범하게 입사해서 부자를 꿈꾸던 캐릭터 조일현의 타락도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돈이라는 것의 부정적인 영향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영화는 진행된다.
이 영화에서 배우 류준열은 나이스한 캐스팅이었다. 평범한 신입사원으로 돈의 유혹에 빠지기까지, 정말 평범한 캐릭터의 변화를 연기하기에 그는 최적화된 느낌이 있다. 스토리보다 더 주목하게 되는 화려한 외모가 아니기에, 그리고 그의 연기력이 확실하기 때문에 좀 더 스토리에 몰입되는 느낌이다.
영화는 배우 류준열에게 포커스를 많이 맞춰서 움직인다. 어리버리한 신입직원부터 시작해서 잘 나가는 브로커가 되기까지 그의 내면과 외면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류준열은 영화 전체의 전개에서 홀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힘있는 배우임을 증명한다.
번호표를 연기한 유지태는 역시 좋은 연기를 보인다. 과거 그가 연기했던 올드보이가 살짝 떠올랐는데, 드러나지 않은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그의 얼굴은 묘하게 인자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착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종잡을 수 없는 역할로 적격인 듯 하다.
분명 돈이라는 조금은 가볍지 않은 소재를 다루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그 전개와 사건의 흐름이 다소 빠르게 진행되고,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연출을 해서 무거울 수 있는 메세지는 담고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다. 그리고 잠깐이지만 반가운 얼굴 다니엘 헤니도 출연을 한다.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 분들은 브로커의 입장이 아닌 실제 작전을 설계하고 움직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작전'도 볼 것을 추천한다. 영화 '돈'보다 더 주식시장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주는 영화로 사실적인 디테일과 내용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배우 박용하가 열연을 보여준 영화로 이 영화와 비슷한 느낌이 있어 꼭 보기를 추천한다.
마블의 영화 '캡틴마블'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음에도 338만 관객으로 나름 선방한 것은 영화 자체의 흥미로움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 2018년에 개봉했지만 지금이 시기상으로는 좀 더 와닿을 스토리의 영화 '돈', 주식에 관심이 많다면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하고,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금융 관련해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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