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데 싸움도 잘 하는 이상적인 주인공이 나오는 액션 영화가 있다. 단, 주인공이 결함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자폐를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 '어카운턴트(The Accountant)'다.
과거에 이미 본 영화지만,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있어 다시 한 번 더 봤다. 다시 봐도 재미있는 영화다.
장르 : 드라마, 액션, 스릴러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 게빈 오코너
주연 : 벤 애플렉, 안나 켄드릭, J.K. 시몬스, 존 번탈
러닝타임 : 127분
평점 : ★★★★
공식 소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자폐아로 오해 받았지만 아인슈타인, 피카소, 모차르트와 비견될 정도로 숫자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지닌 크리스찬(벤 애플렉). 수학천재인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마약 조직의 검은 돈을 봐주는 회계사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가 비밀리에 행했던 일로 인해 조직과 국가의 동시에 표적이 되고, 이제 그는 낮에는 회계사, 밤에는 킬러였던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동시에 그들과 맞서는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보통 일반인들과 어울리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엄청난 노력으로 자신을 컨트롤 해낸다.
영화 제목은 어카운턴트(The Accountant)로 회계사인 주인공의 직업이 곧 제목인 영화다.
'줄거리 및 결말'
아래 내용에는 일부 스포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는 주인공 크리스찬(벤 애플렉)의 어린 시절로 시작된다. 그는 고기능 자폐를 가지고 있으며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숫자 감각 또한 가지고 있다.
어린시절의 그는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혼자서 반복적으로 중얼거린다. "솔로몬 그런디는 월요일에 태어나, 화요일에 ...." 대략 이런 식의 메시지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찬이 꽂혀있는 문구인 듯 하다. 그런 크리스찬에게는 정상인인 남동생이 하나 있다.
어린시절 크리스찬의 문제로 인해 부모님은 서로 다른 양육방식을 고집하게 되고, 결국은 부부가 이별하게 된다. 이별 후 두 아이는 군인이었던 아버지가 키우게 된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혹독하게 키웠고 특히나 형의 내재된 공격성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무술을 가르쳤다.
그 결과 둘 다 격투에 상당한 실력을 보인다. 영화는 한참 시간이 흐른 뒤, 크리스찬이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시점으로 간다. 고기능 자폐를 딛고 자신만의 감정 컨트롤 방법을 익혀 일반 사람들과 함께 회계사의 삶을 살고 있다.
크리스찬은 과거 사람을 죽인 일로 인해 한때 감옥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당시 그에게 친절을 베풀며 거물급의 범죄자들과 회계사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준 할아버지 실버버그(제프리 템버)가 있었다.
그때 이후로 크리스찬은 범죄조직의 자금 및 회계와 관련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너무 위험한 의뢰만을 받는다는 그의 파트너 조언으로 리빙 로보틱스라는 평범한 기업의 회계 일을 맡게 된다. 의뢰받은 일은 한 기업의 수년간 회계 자료에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빼돌린 돈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사실 거대한 기업의 수년간의 방대한 회계자료를 일일히 확인해서 찾아내야 하는 작업이기에, 일반인들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가졌기에 하룻밤에 문제를 찾아내고 그 사실을 회사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아직 크리스찬의 일이 마무리 되지는 않았지만, 돈을 빼돌린 것을 들킨 회사 재무 대표는 누군가가 고용한 킬러로부터 죽음을 강요당한다. 그리고 회사 회계와 관련한 사실을 아는 기업 대표의 동생도 살해를 당한다.
회사의 대표는 자신의 가까운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에 충격을 받고, 크리스찬에게 돈은 줄테니 더 이상 회계 문제를 검토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 누군가가 크리스찬과 회계 직원 데이나(안나 켄드릭)를 죽이려한다. 사실 지금까지 모든 일을 꾸민 것은 리빙 로보틱스의 대표였다.
크리스찬은 자신을 찾아온 적들을 가볍게 제거하고 일을 하면서 호감을 갖게 된 데이나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다. 그녀를 구한 후, 이 모든 것을 사주한 회사 대표의 집으로 쳐들어 가기로 마음 먹는다.
이즈음 크리스찬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재무부 국장 레이(J.K. 시몬스)가 회상을 하며 부하직원에게 자신과 크리스찬의 인연을 설명한다. 크리스찬이 감옥에 있을 때 자신을 잘 챙겨준 회계사 실버버그가 어떤 조직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의 복수를 위해 탈옥 후 단신으로 적진에 들어가 9명의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때 수사를 위해 현장에 있었던 레이를 충분히 죽일 수 있었지만 죽이지 않고 살려줬던 일. 그 이후에도 범죄조직들의 정보를 계속해서 레이에게 알려줬던 것까지. 사실 이 부분은 스토리 개연성이 워낙 엉망이라 흐름이 생뚱맞지만 어쨌든 과거의 인연을 이야기 한다.
그 즈음 리빙 로보틱스 회사의 대표는 크리스찬이 쳐들어 올 것을 알고 미리 고용한 용병들로 자신을 보호한다. 하지만 엄청난 사격과 격투 실력을 가진 크리스찬이 부하들을 모두 해치우고, 용병조직의 대장과 일대일로 대면을 한다. 여기서 또 생뚱맞지만 범죄(용병?)조직의 우두머리가 젊은시절 헤어진 친동생이다.
동생이 형인 크리스찬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형이 어린시절 혼잣말로 되뇌이던 "솔로몬 그런디는 월요일에 태어나, 화요일에 ..."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형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주먹다짐을 통해 서로의 남은 앙금을 풀어낸다. 결국 크리스찬이 회사 대표를 죽이고 형제는 후일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다시 헤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린 시절 크리스찬을 진료해준 상담사 선생이 있는 보호원(?)이 나온다. 이 시설에 꾸준히 크리스찬이 후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오며, 어린시절 그와 인연이 있었던 자폐를 앓고 있는 친구가 잠깐 등장하며 끝이 난다.
'리뷰'
스토리의 개연성은 다소 허술하지만 확실히 재미있는 영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하고 절제된 액션을 보는 재미와 흥미로운 과거를 가진 매력적인 주인공, 참신한 이야기의 소재 등이 돋보이는 영화다.
스토리 구성은 정말 너무 허술하기 이를데 없다. 영화에서 쓰고 싶은 소재들은 다양하고 좋은 소재들이 많았으나 밑그림을 잘못 그려서 살짝 망한 느낌이랄까.
어설프게 로맨스 코드도 넣었지만, 로맨스에 공감은 전혀 가지않고 여주인공을 위해 자신의 룰을 깨는 장면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얄팍한 감정선만 보인다.
브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어린시절 말 한 마디 안 하고 살아온 동생이 영화 중간에 언급조차 없다가 마지막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브로맨스를 억지로 만들려 하지만 공감이 갈리가 없다.
재무부 국장 레이의 이야기도 그렇다. 과거에 그의 생명을 살려주고, 자신의 경력에 계속해서 도움을 준 크리스찬이지만 너무 급하게 레이가 독백으로 순식간에 훑어서 이야기하기에 둘 사이의 어떤 감정이 있었던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정말 너무 신기하게 영화는 꽤 재미있다. 구멍난 스토리들을 감안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액션 영화다. 뭔가 엉성하지만 그래도 그럴듯하게 구성이 되어 볼 만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주인공 크리스찬을 연기한 벤 애플렉의 공이 정말 크다. 무게감 있는 외모와 덩치는 자신의 고통을 절제하며 살아가는 킬러 겸 회계사에 딱 어울린다. 어설픈 배우였다면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설퍼 질 수 있었는데 벤 애플렉이 영화의 질을 한 등급 끌어올린 느낌이다.
물론 덕분에 나머지 배우들은 비중이 없다시피 한다. 여주인공이라고 나오는 안나 켄드릭마저 조연과 엑스트라의 경계선에 있는 느낌이다. 벤 애플렉 원맨쇼 영화로 작정하고 몰아줬으니 주인공 '크리스찬'에 집중해서 보도록 하자.
치밀하고 숨막히게 전개되는 스릴러나 액션 영화는 아니지만 확실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다. 영화에서 풀린 떡밥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설프게라도 회수는 한다. 넷플릭스에 최근에 나왔으니 검색해 보자.
그리고 비슷하게 스토리 대신 액션에 비중을 많이 실은 넷플릭스 영화 '익스트랙션'도 아래에 리뷰를 연결하니 같이 찾아보기 바란다.
https://dobi-freedom.tistory.com/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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