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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방송.연예

넷플릭스 테라스하우스 제작 중단

by 도비삼촌 2020. 9. 23.


오늘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TV 프로그램 이야기다. 테라스하우스라는 프로그램으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실 하와이라는 공간을 보고싶은 마음에 하와이편을 최근에 보기 시작해서 아직 파트2-5편을 보고 있는 프로그램인데 이런저런 내용들을 찾아보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알게되었다.

가장 첫 시즌은 2012년도에 제작되었고 후지테레비에서 방영되었으며 이후에 도시남녀편부터 넷플릭스와 공동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는 이전에 방영된 Boys x Girls Next와 Closing Door는 없고, 넷플릭스가 제작에 참여한 Boys & Girls in the City(도시남녀)편부터 Aloha State(하와이), Opening New Doors(새로운시작)까지 총 3편이 시청 가능하다.


지금부터 이야기 할 내용은 그 이후에 제작되고 방영되던 시리즈인 Tokyo 2019-2020에서 벌어졌던 사건이다. 계속해서 시리즈의 흥행으로 인기를 끌던 테라스하우스에서 출연자의 극단적 선택으로 제작 중단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 출연자는 일본의 프로레슬러인 여성 기무라 하나로, 그녀의 극단적 선택에 방송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이기에 후지테레비는 결국 방송을 중단하고 기존 방송분의 시청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녀를 사지로 내몬 것은 바로 방송 시청자들의 악플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컨셉의 프로그램 '짝'에서 촬영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인물이 있어 이런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의 문제를 보여줬다. 기무라 하나가 욕을 먹게된 것은 '코스튬 사건'이라고 불리는 에피소드에서의 몇 가지 행동 때문이었다.

해당 편에 출연했던 남성 코바야시 카이가 세탁기를 돌리는데, 그 안에는 기무라 하나가 미처 챙기지 못한 그녀가 가장 아끼는 프로레슬러 복장이 있었다. 그 복장은 건조기까지 돌면서 손상이 되었고, 그 전의 코바야시 카이에 대한 불만이 이 일로 폭발했다. 이 다음 회차에서 코바야시 카이가 기무라 하나에게 사과를 하지만 그녀는 그를 강하게 질책하고 그가 쓰고 있던 모자를 손으로 치는 장면도 나온다.


이후에 코바야시 카이가 중도에 테라스하우스를 떠날 때도 기무라 하나는 유일하게 그와의 포옹을 거절하였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아직 그를 안아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 방송 이후 그녀가 코바야시 카이에게 한 행동이 크게 이슈가 되었고 수많은 악플러들이 그녀의 트위터에 악플 테러를 하였다. 그리고 이런 상황들이 코로나로 힘들었던 그녀의 직업적인 상황과 맞물려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녀가 2020년 5월 23일 세상을 떠난 후, 비난의 화살이 방송국으로 쏟아지기 시작했고 후지테레비가 이미 오랜 제작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대중의 관심이 많은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연출이나 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일부 출연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볼 때 테라스하우스는 정해진 대본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정도의 상황적 방향성이나 대화의 주제 등이 제작진의 의도로 결정되는 경우가 있고, 출연자들의 키스와 같은 특정한 상황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지나치게 상업적이었다.


또한 장기간의 촬영분을 편집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자극적인 연출에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이 되었다고 보여졌다. 이러한 문제들의 제기로 결국 후지테레비는 방영중이던 테라스하우스 도쿄 2019-2020 시즌 제작을 중단하였고, 기존의 방영분 역시 모두 시청이 불가능하게 닫아버렸다. 일단은 해당 편만 조치를 취하고 기존의 시즌은 시청이 가능한 것을 볼 때, 테라스하우스라는 타이틀 자체를 버리기보다는 해당 편만을 중단하고 좀 더 보완하여 다음 시즌을 준비하려는 듯 보인다.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된 이력이 남았기에 제작에 대한 투자나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향후 제작 가능성은 미지수로 남는다. 국내에도 이와 같은 컨셉을 벤치마킹한 듯 보이는 프로그램 '하트시그널'이 있는데 이번에 방영했던 3편 출연진들의 과거가 문제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것을 보면 비슷한 뇌관을 가진 폭탄이 아닌가 싶다.

관찰예능이라는 장르가 요즘 많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과도한 화제성과 상업성에 몰두하면 특정 인물들을 힘든 상황에 처하게 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제작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고인이 된 기무라 하나의 명복을 빌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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