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로 정말 영화관을 찾아가지 않았다. 워낙에 코로나의 위협이 컸던 것도 있고, 그런 상황을 감안하고 영화관을 찾아갈 정도로 보고 싶은 영화가 없었던 것도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좋은 영화가 개봉했고 코로나 확진자도 줄어드는 상황에 맞춰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갔다.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는 바로 '미나리'다.
장르 : 드라마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 정이삭
주연 :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조, 윌 패튼
러닝타임 : 115분
평점 : ★★★★
공식 소개내용은 아래와 같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줄거리'
미나리의 줄거리는 미국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이민을 간 이민자 1세대의 삶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주인공 제이콥의 가족들은 성공을 꿈꾸며 캘리포니어에서 아칸소 지역으로 이주를 해온다. 하지만 이주해 온 시작부터 남편과 아내는 집이나 거주환경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들 가족에게는 심장이 안 좋은 아들이 있고, 과거 다양한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없다. 하지만 남편 제이콥은 대농장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갖고 무리한 대출을 일으키며 농장을 만들고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한다.
두 부모가 모두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보니 어린아이들을 위해 가족은 외할머니 순자를 불러 함께 살게되고, 한 번도 본 적 없던 할머니가 외손주 데이빗에게는 불편하고 그다지 좋지 않은 존재다. 제이콥의 큰 딸 앤 역시 할머니를 탐탁지 않아한다.
게다가 이 와중에 아빠 제이콥의 농사는 물을 제대로 끌어오지 못 해 위험한 상황에 몰리고, 결국 제이콥은 막대한 수도요금을 내면서 농작물에 물을 공급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수도요금 문제로 집에 물이 끊기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이콥이 농작물을 공급하기로 되어 있던 곳에서 납품을 거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작물의 상품성은 떨어지고 가족들의 불편과 함께 사이도 점점 멀어진다. 그러던 중 할머니는 건강이 악화되고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못 가누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계속해서 악화되는 상황 속에 가족은 해체의 위기까지도 몰린다.
'결말'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은 다 같이 아들 데이빗의 건강검진을 위해 도시로 나서고, 그 곳에서 아들의 심장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행복한 소식이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제이콥은 자신의 농작물 사업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고 또 다시 아내 모니카와 싸움을 벌인다.
이 부부의 갈등 상황이 해결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서는 홀로 남은 할머니의 실수로 농작물 창고가 모조리 불 타 버리고 그 불길 속에서 제이콥과 모니카는 조금이라도 농작물을 살리고자 뛰어다니다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한다.
결국 창고가 무너지고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후에 제이콥은 아들과 할머니가 심어놓은 미나리 밭을 찾아가게 되는데, 미나리 밭에서 미나리는 누구의 관심없이도 홀로 잘 자라난 모습을 보여준다.
'후기'
미나리 영화는 상업영화라기 보다는 독립영화에 가깝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업영화에서의 재미를 기대한다면 사실 영화 자체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을 통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영화다.
특히나 쉽사리 경험하지 못 했을 이민자 1세대의 고생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 했을 이들의 고민과 고생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준다.
독립영화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주는 영화다. 나 역시 독립영화를 많이 본 사람은 아니지만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영화만이 갖고있는 그 특유의 잔잔한 느낌과 디테일한 상황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전개가 매력적으로 보여진다.
이 영화를 공감하기 위해서는 시대적인 배경이나 세대적인 정서의 이해도 필요해 보인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레이건 대통령의 시대인 80년대다. 이 시대의 아버지 세대는 다소 권위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런 모습이 영화 속에서도 나타난다.
요즘의 부모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수 있기 때문에 세대적인 공감이 안 된다면 주인공 제이콥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외할머니인 순자도 그 시대의 할머니들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다.
본인이 어떤 세대냐에 따라서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그런 모습들이 그 당시에는 전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들임을 인지하고 본다면 좀 더 영화에 공감하기 쉽지 않을까 싶다.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너무 좋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보인다. 물론 다양한 국제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의 연기는 흠 잡을데 없이 보이지만, 스티븐 연의 다소 특이한 한국어 억양은 아쉬울 수 있다.
극중에서 윤여정 배우가 말한 미나리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며 영화를 본다면 대부분 이민자 1세대의 노력과 고생, 그들의 정착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영화를 보고나니 미나리처럼 정착이 쉽지 않은 타국에서 잘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그들의 노력이 더욱 멋져보인다.
개인적으로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로 자리잡은 비대면 시대에 휴머니즘이 그리운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참고로 마지막에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OST를 배우 한예리씨가 불렀다고 하니 영화가 끝나도 바로 나가지 마시고 노래를 한 번 들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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