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철인왕후가 2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역사드라마면서 기존의 역사드라마와는 궤를 많이 달리했던 특이한 장르의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앞으로 드라마 시장에 꽤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장르 : 퓨전 사극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출연 : 신혜선, 김정현, 배종옥, 김태우, 설인아, 나인우, 김인권, 이재원, 유민규, 차청화
러닝타임 : 60분 x 20부작
평점 : ★★★★
내용 :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 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가출 스캔들
'줄거리'
철인왕후는 조선시대 실제로 존재했던 왕인 철종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세도정치가 극에 달해 허수아비 왕이었던 실제의 철종과 달리 드라마 속의 철종은 문무가 출중한 능력있는 인물이나 겉으로는 어리숙한척 하는 왕으로 그려진다.
세도정치가 심해 국가의 기강이 문란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는 철종에게는 김씨 가문의 왕후가 들어오고, 이 사람이 바로 여주인공인 김소용이다.
그리고 조선시대가 아닌 현대에서 장봉환이라는 한 남성이 살고 있는데,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이 남성의 의식이 왕후인 김소용에게 들어가게 되고 장봉환의 의식과 김소용의 몸이 합쳐진 김소봉이 철종과 함께 역사를 바꿔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결말'
철인왕후의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기존의 국내 드라마 틀을 많이 깨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결말도 색다른 그림을 기대한 분들이 있었겠지만 끝은 꽤나 무난무난한 해피엔딩이었다.
철종과 소봉이(김소용+장봉환)의 로맨스로 끝이 나는 그림은 아직까지 국내 드라마에서는 무리였나보다. 그대로 이어졌어도 흐름상으로는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굳이 장봉환을 다시 현대로 돌려보내고 김소용이 다시 자신의 몸을 차지하고 철종과 이어진다.
그리고 현대로 돌아간 장봉환과 철종 모두에게 해피엔딩인 스토리로 끝이 났다. 철종은 역사와는 좀 다르지만 백성들의 힘을 등에 업고 다시 궁으로 돌아와, 외척을 몰아내고 왕권을 강화하게 된다. 물론 아기도 무사히 지키고 김소용과는 행복한 미래를 보내게 된다.
현대로 돌아온 장봉환은 기존과 상황이 약간 변해있었고, 무사히 정신을 차려 정의로운 인물의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장봉환이 서점에 가서 철종의 이야기를 찾아보는데, 철종이 아닌 철조가 되어있다. 더 이상 장봉환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현대에 살며 그렇게 권선징악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후기'
철인왕후는 드라마의 시작부터 말이 많았다. 역사왜곡 이슈로 인해 대차게 까였지만 그럼에도 워낙에 흥미로운 스토리와 배우 신혜선의 열연으로 시청률은 매회 상승을 보여줬다. 결과론적으로 이슈가 되었던게 드라마 입장에서는 득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철인왕후는 기존의 국내 드라마와 궤를 달리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는데 첫번째는 바로 브로맨스를 넘어서는 멜로라인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물론 공유와 윤은혜 주연의 커피프린스와 같이 남자인줄 알고 좋아하게 되는 흐름은 있었지만 결국 한쪽이 여자로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남녀 로맨스로 흘러갔다.
하지만 철인왕후에서는 파격적으로 몸만 여성인 김소봉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켜, 남남 로맨스를 만들어버린다. 물론 중간중간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목소리를 남자에서 여자로 바꾼다는 등의 변화는 주지만, 소봉이와 철종은 서로 좋아하는 러브라인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심지어 둘 사이에 깊은 관계가 맺어져 임신까지도 한다. 이 부분은 정말 파격적이다. 물론 마지막에 한발 빼는 듯한 느낌으로 장봉환은 과거에서 현대로 돌아가 버리지만 어쨌든 마지막회까지 남남 러브라인은 쭉 이어진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을 감안하면 많은 시청자들이 그 러브라인에 대해 몰입하고 즐거워하며 시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코드가 티비에 방영되기조차 힘들었겠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최근 넷플릭스 같은 경우에는 영화나 드라마에 훨씬 더 강한 동성애 코드를 삽입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트렌드가 국내에도 자연스럽게 번지는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드라마가 대박을 쳤기 때문에 더더욱 과감한 시도를 보이는 작품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두번째로 철인왕후가 기존 드라마와 달랐던 부분은 역사왜곡과 사극과 현대의 과감한 퓨전이었다. 역사왜곡이라는 표현은 좀 부정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철인왕후는 대놓고 역사와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어느정도 배경은 비슷하게 가져다 썼지만 스토리는 완전 창작물이다.
게다가 분위기도 코믹한 분위기를 많이 넣어 기존의 사극들과는 상당히 다르게 만들었다. 그런 전개에 가장 큰 1등 공신은 아마 배우 신혜선이 아닐까 싶다. 남자의 자아가 여자의 몸에 들어간 설정을 정말 잘 살려 연기해냈고, 그녀의 연기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었다.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신혜선과 함께 새로운 발견이라는 생각이 드는 배우는 김정현이다. 물론 기존에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힘있게 주인공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배우임을 제대로 증명했다. 아마도 이 작품을 계기로 인기가 많이 늘지 않았을까 싶다.
정말 즐겁게 본 철인왕후. 20부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려 아쉽지만, 이 작품의 흥행으로 인해 더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이상으로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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