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라마 중 고퀄인 드라마 하나를 또 리뷰한다.
이 드라마는 진짜 범죄 스릴러 드라마는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다. 바로 '시그널' 이다.
장르 : 스릴러, 범죄, SF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주연 : 이제훈, 김혜수, 조진웅, 장현성, 정해균, 김원해
러닝타임 : 70분 x 16부작
평점 : ★★★★☆
공식 소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의 시간은 이어져있다."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신호(무전)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친다!
이 드라마는 정말 흠 잡을데 없이 치밀하게 이어지는 내용의 구성이 일품이다. 작가는 그 유명한 김은희 작가다. 킹덤, 유령, 싸인 등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내로라하는 작품들을 쓴 작가다.
이 드라마는 1회에서 바로 작가의 시나리오 수준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맞이하게 되는 살인사건의 전개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극적인 전개와 긴장감을 담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드라마는 모든 사건 하나하나 정성과 공을 들여 구성했다. 그 정도로 모든 사건의 전개가 흠 잡을 곳 없다.
시그널의 주요인물은 세 명이다. 이제훈이 연기하는 박해영, 김혜수가 연기하는 차수현, 조진웅이 연기하는 이재한. 셋 다 모두 경찰관이다. 다만 이들 사이의 관계는 다소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래 내용은 일부 스포를 포함하고 있다.
드라마의 내용은 일단 사건의 연속이다. 첫번째 장기미결 사건을 해결하면서 경찰 내부에서 미운털이 박힌 박해영은 차수현과 한 팀으로 장기미결 사건 전담팀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미제사건부터 박해영의 친형이 연루되었던 사건까지 다양한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해 간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사건해결에 과거에 살고 있는 이재한 형사가 큰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이재한과 박해영은 무슨 연유에선가 무전기를 통해 특정 시간에 반복적으로 연결이 된다. 첫번째 사건부터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교신에서 서로 새로운 정보들을 접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과거와 현재가 바뀌게 된다. 이는 사건해결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등 좋지 않은 쪽으로의 변화도 함께 하게 된다.
어쨌든 계속해서 사건을 해결해나며 서로의 존재에 대해 더 확실히 알아간다. 이재한은 차수현의 선배이며, 지금부터 10년도 더 전에 형사였던 인물이고 현재는 행방불명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박해영은 점점 더 경찰 내부의 부패한 인물들의 비밀을 알아 가게 된다. 이들이 과거의 이재한 형사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까지...
한편 과거에서는 정의로운 이재한 형사와 부패한 형사 집단과의 마찰은 결국 이재한 형사를 총에 맞는 상황까지 몰고 간다.
마지막 결말은 내용을 꽤 어렵게 꼬았다. 이재한 형사는 살아서 아버지의 도움으로 정신병원에 15년이란 시간을 숨어 지내게 된다. 결국 이재한 형사가 살아나는 것으로 바뀌었기에 무전기도 이재한 형사가 가지고 있고, 박해영 경위와 무전이 끊기게 됩니다. 예전의 무전은 과거의 죽은 이재한 형사의 무전기로 박해영 경위가 다른 과거의 이재한 형사와 무전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무전기로 이재한 형사는 미래의 누군가와 또 무전을 한 듯 하다. 마지막에 지직 거리며 작동하는 무전기가 그것을 암시한다. 그래서 정신병원에서 깡패들이 들이닥치는 그날을 알았던 것 같다. 문자를 통해 박해영과 차수현 형사에게 이를 경고한 것이 도움의 요청인지 아니면 경고의 메시지인지는 불분명하게 마무리 된다. 이건 시즌2에 대한 떡밥 같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형사들의 정의로움을 아주 강하게 보여준다.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자신의 희생까지도 감수하려는 책임감 있는 경찰로서의 모습은 이야기 내내 그들을 응원하게 한다. 물론 부패한 경찰이 성공한다는 현실적인 상황은 좀 슬프지만...
그리고 이제훈과 조진웅은 과거와 현재라는 긴 시간 차이를 뛰어넘는 묘한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은 의외의 케미로 사건을 척척 해결해 나간다.
이 드라마는 조금 특이하게도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아주 상세하게 들려준다. 이미 끝난 이야기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실시간으로 과거와 현재가 동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도 색다른 전개로 극의 흥미를 더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 드라마에 있어 굳이 좀 흠이 있다면 초반에 이제훈의 연기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과도하게 감정이 과잉된 듯한 연기는 이야기의 몰입을 일부 해칠 정도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되기에 앞부분은 조금 이해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조진웅의 재발견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이재한 형사 역할을 너무 매력적이고 멋지게 소화했다. 정의로움이 묻어 나오는 그의 눈빛과 우직해보이는 외모 그리고 인간적인 감정표현은 이재한 그 자체였다.
아직도 조진웅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오열하며 이제훈에게 우리는 연결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시그널하면 떠오르는 명장면이다. 이런 명연기에 힘입어 드라마의 흥행 이후, 조진웅 배우는 인기가 크게 상승해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역할을 많이 보여주었다.
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드라마의 시즌1은 후속에 대한 궁금증을 남긴 채 마무리 되었다. 그럼 시즌2는 과연 언제 나오는 것일까?
올해 20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김은희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라고 했었지만, 최근 나온 소식으로는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무기한 연기인 상태라고 하니 팬으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시즌2가 나와도 본방 사수 예정이다. 강력 추천 범죄 스릴러 드라마 '시그널'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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