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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드라마.영화

넷플릭스 종이의 집 시즌1,2 리뷰 + 결말

by 도비삼촌 2020. 6. 19.


이번에는 스페인에서 넘어온 드라마다.

'종이의 집 (LA CASA DE PAPEL)'

아는 스페인어라고는 히트곡 Despacito뿐인 나에게 굉장히 많은 스페인어를 알게 해 준 드라마다.



장르 : 범죄, 스릴러
등급 : 청불
주연 : 우슬라 코르베로, 알바로 모르테, 페드로 알론소
러닝타임 : 45분 x 22부작 (시즌1:13편, 시즌2:9편)
평점 : ★★★★☆

 
공식 소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명의 천재, 8명의 공범, 철저히 준비한 세기의 강도. 스페인 조폐국에서 인질극까지 벌인 이들은 과연 포위 경찰을 따돌리고 거액의 돈과 함께 달아날 수 있을까?


사실 스페인 드라마는 처음이라 기대가 그리 높지 않았는데, 이 드라마는 상당한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로 만들어졌다.

하나의 사건을 2개의 시즌으로 쪼개서 만들었다. 그만큼 사건의 스케일이 크다.

아래 내용에는 일부 스포가 포함되어 있다.

시즌 1,2를 관통하는 사건은 스페인 조폐국을 터는 것이다. 무모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교수라 불리는 사내의 주도 하에 조폐국 털이 집단이 형성된다.

이 집단은 서로를 도시 이름으로 부르기로 한다. 도쿄, 베를린, 리우, 모스크바, 덴버, 헬싱키, 오슬로, 나이로비 그리고 교수까지 모두 8명이다.




이들은 사전에 모여 치밀하게 모든 것을 배우고, 준비한 뒤 조폐국에 침입한다. 그리고는 조폐국에 있는 모든 인원들을 인질로 잡는다. 은행도 아닌 조폐국을 터는 사상 초유의 사태인 것이다.

이들이 조폐국을 터는 방식은 내부에 쌓여 있는 돈을 들고 나오는게 아니다. 조폐국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서 무려 10억 유로(한화 1조3천억)에 달하는 금액을 찍어내고 그 돈을 들고 나오는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어쨌든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 간부인 '라켈'을 대표로 하여 스페인 경찰들이 협상에 나선다. 그리고 조폐국에서는 인질극이 벌어지는데, 이들에게는 원칙이 있다. 절대 인질들을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 하지만 베를린이 반란을 시도한 여자 인질 모니카를 죽이라고 덴버에게 명령한다.

인간적인 덴버는 그녀를 죽이지 않고 허벅지에 총을 쏴 죽인 것처럼 꾸민다. 이후에 둘은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스톡홀름 증후군인건지 정열의 나라여서 가능한 시나리오인지 모르겠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며 여기저기 사랑이 쉽게 싹튼다.

어쨌든 중간중간 다양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며, 경찰 측 수사에 혼란을 위해 교수가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닌다. 그 와중에 교수와 라켈이 계속해서 접촉을 하게되고, 여기서도 사랑이 싹 튼다...

그러던 중 라켈의 부하인 앙헬이 교수를 의심하게 되지만, 묘하게 이 타이밍에 앙헬이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그리고 조폐국 내부에서는 인질들 중 일부가 반란을 시도하여 건물 밖으로 탈출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조폐국 내부의 일행들은 조금씩 분열되기 시작한다. 점점 더 내외부의 상황이 악화되어 가고 교수를 향한 포위망도 좁혀가기 시작한다.

결국 내부에서 도쿄의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해 베를린이 추방을 결정하고, 경찰에게 도쿄를 넘긴다. 하지만 교수가 구해줄 것을 믿는 도쿄이기에 작전의 비밀은 지킨다. 그리고 도쿄 구출 작전이 시행된다.

구출된 도쿄는 어이없게도 수많은 경찰들을 뚫고 다시 조폐국 내부로 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덴버의 아버지인 모스크바가 죽게 된다. 도쿄가 이래저래 트러블을 많이 일으킨다...

외부에서 교수는 라켈에게 의심 받게 된다. 결국 라켈은 교수를 감금하지만 그 동안의 정이 있기에 어찌하지 못 한다. 그 틈을 노려 교수는 탈출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충분히 흘렀기에 교수는 조폐국에서의 탈출을 지시한다. 물론 그 동안 찍어낸 돈과 함께 말이다.

탈출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생기고, 결국 베를린은 모두가 안전하게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걸 깨닫고,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이들의 탈출을 돕는다. 그렇게 베를린을 제외한 7명의 조폐국 털이범들은 작전에 성공하고 시즌2의 막이 내린다. 2개의 시즌으로 구성 되어서 상당히 내용이 길다.

이 드라마는 조폐국을 터는 집단의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 중에서도 도쿄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섹시하고 터프한 매력의 인물이지만 가끔씩 치는 사고는 거의 고구마 백만개급의 답답함을 주는 캐릭터다. 하지 말라는 행동을 많이 하고 제멋대로에 다혈질인 캐릭터, 정열의 나라인 스페인에 어울리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는 교수다. 사실상 이 범죄의 핵심 인물로 배후에서 모든 작전을 조종한다. 그리고 밖에서 문제가 생기면 뛰어난 순발력으로 해결한다. 심지어 싸움도 잘 하는 사기캐다. 지적인 매력이 있지만 다소 허술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적인 느낌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에는 위의 두 인물 못지 않게 매력적인 인물 베를린이다. 베를린은 굉장히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뭐 어쨌든 과거도 그렇고 범죄자기 때문에 미화할 필요는 없지만 마지막에 모두를 위한 희생을 함으로써 가장 멋있는 캐릭터로 등극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희생이 아닌 것을 알기에 충분히 멋지다.

나머지 인물들도 너무나 다 매력적이다. 웃음소리가 매력적인 인간적인 매력의 덴버, 따뜻한 아버지 모스크바, 철 없고 어리지만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리우, 주체적이고 독립심 강한 나이로비, 과격하지만 속은 여린 헬싱키와 사촌 오슬로... 이들의 환상적인 조합은 두 편의 시즌을 보는 동안 시청자가 한 편이 되어 이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종이의 집은 영화 '오션스 시리즈'와 약간은 닮은 느낌이 있었다. 사실 어딘가를 터는 영화는 굉장히 많음에도 개성있는 여러 명의 인물들이 치밀한 계획에 맞춰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이 오션스 시리즈와 많이 닮아보인다.

오션스 시리즈 만큼 완벽한 계획은 아니지만 외부에서 열심히 뛰어주는 교수 덕에 거의 완벽해 보인다. 그리고 무사히 작전에 성공하는 것까지 완벽하다.




드라마는 주인공들을 응원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인지 단순한 조폐국 털이범을 넘어서, 무너져가는 자본주의에 대한 혁명가들로 이들을 잘 포장해준다. 그리고 이들의 인질극을 응원하는 이들이 드라마 상에서도 생겨난다.

사실 이 부분은 다소 억지스럽게 포장한 부분으로 느껴지기는 한다. 단순한 오락 드라마의 느낌으로 전체 흐름이 전개되는 것에 비해, 다소 사상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날로 먹으려고 하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그들은 충분히 멋지기에 혁명가의 느낌마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OST 벨라차오(Bella Ciao)는 실제로 이탈리아의 반파시즘 저항군들이 불렀던 노래다. 폭압적인 정권이나 권력자들에 대항하여 자유를 갈망하는 노래로, 이 노래 역시 그들의 행동에 지속적으로 의미를 부여해주는 듯 하다.

또 인간적이고 착한 인물들로 구성된 범죄 집단이기에 더 정이 간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들은 한명의 인질도 죽이지 않고 조폐국을 터는데 성공한다. 이렇게 너무나도 인간적인 이들의 모습과 행동이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인질극과 도둑질을 하는 범죄자들이지만 응원해도 양심의 가책이 덜 느껴진달까...

드라마는 계속해서 흥미진진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돌발 행동 등. 왠만한 미드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긴 호흡의 스토리지만 흐름이 끊기지 않고 힘 있게 이어간다.

누군가 나에게 스페인 드라마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당연히 이 드라마를 추천해 줄 것이다. 범죄 드라마를 추천해달라 해도 이 드라마를 추천해 줄 것이다. 몰입도 높은 드라마를 추천해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다양한 재미가 보장된 드라마다.

종이의 집은 시즌 3,4까지 나왔으며 시즌5 제작도 확정되었다고 하니 뒤쳐지기 전에 얼른 시작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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