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겟아웃(Get Out)' 은 파격적인 영화의 내용으로 개봉 당시부터 꽤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개인적으로 공포영화를 영화관에서 잘 안 보다보니 이 영화도 관람 시기를 놓치고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사실 한 번 꼭 봐야지라고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지만 무려 3년이나 흘러서 보게 됐다.
장르 :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드라마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 조던 필
주연 : 다니엘 칼루야, 앨리슨 윌리암스, 브래드리 휘트포드, 마르쿠스 헨더슨, 캐서린 키너, 릴렐 호워리, 케일럽 랜드리 존스, 베티 가브리엘, 키스 스탠필드
러닝타임 : 104분
평점 : ★★★★
공식 소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영화 제목 겟아웃(Get Out)의 뜻은 "나가"다. 앞 뒤에 다른 단어 없이 겟아웃이라고만 써서 나가라는 명령문이다. 영화의 내용을 보다보면 왜 겟아웃이라는 말을 제목으로 정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영화다.
'줄거리 및 결말'
영화의 남주인공 크리스와 여주인공 로즈는 연인 사이다. 크리스는 흑인이고 로즈는 백인으로, 로즈가 크리스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그녀는 집에 가는 도중 사슴을 차로 치게 되고,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이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보이자 로즈는 발끈하는 모습을 보인다.
크리스는 로즈의 집에 도착해서 부모님의 환영을 받고, 그 집에서 일하는 정원관리사와 주방보조가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크리스가 인종차별 주의자들의 느낌에 불편한 기색을 비추자, 로즈의 아버지가 자신의 부모 때부터 일하던 이들로 해고할 수 없어 고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참고로 아버지는 신경외과 의사고 어머니는 최면치료사다. 중간중간 주방보조인 조지나와 정원관리사인 월터의 모습이 나오는데 왠지 모르게 그들의 행동이나 표정이 굉장히 부자연스럽다.
남동생이 집에 도착하고 대화과정에서 무례한 행동을 하자, 로즈의 엄마가 그를 말린다. 방으로 돌아와 로즈가 자신들의 가족을 이야기하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나 행동들에 대해 미안해한다. 다들 잠들어 있는 밤 늦은 시각, 크리스가 잠에서 깨고 담배를 피러 집 밖에 잠깐 나간다. 담배를 피려는 그에게 갑자기 월터가 전속력으로 뛰어오다가 방향을 틀어 지나쳐간다. 그 순간 창가에 있는 조지나의 표정이 굉장히 묘하다.
당황한 크리스는 집으로 다시 들어가고, 거실에서 로즈의 엄마가 크리스를 부른다.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최면을 걸고 크리스는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꿈이었던 것처럼 크리스가 방 안의 침대에서 잠에서 깬다. 아침에 장작을 패고 있는 관리인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가 로즈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지난밤 자신의 행동을 사과한다. 또한 지난밤 로즈의 엄마와 크리스가 장시간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어본다. 크리스는 최면이 꿈이 아닌 실제였음을 알게된다.
시간이 흘러 파티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아미티지 가족의 집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백인으로 크리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유일하게 참석한 흑인에게 크리스는 말을 걸지만 그의 말투와 눈빛이 굉장히 부자연스럽다.
크리스가 집 안으로 들어가 위층으로 이동하는데, 그 순간 모든 집안의 사람들이 그에게 집중한다. 위층에서 자신이 꽂아놓은 핸드폰의 충전기가 빠져있는 것을 본 그는 조지나를 의심스러워 한다. 그는 친구 로드에게 연락해서 여자친구의 집에서 벌어진 일들을 자세히 이야기 해준다. 이야기가 끝나고 조지나가 그에게 찾아와 자신이 충전기를 뺀 것은 실수였다고 사과하는데, 조지나가 눈물을 흘리면서 아미티지 가족이 자신에게 잘 해준다고 말한다.
크리스는 그녀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집 밖으로 다시 나간다. 크리스가 밖에서 사람들과 대화 중에 사진을 찍는데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유일한 흑인 손님이 갑자기 코피를 흘리며 주인공에게 당장 나가라고(Get out) 외친다. 의사인 로즈의 아버지는 그가 발작 증세를 일으킨거라며 진정시키고, 잠시 후 다시 돌아온 흑인손님은 자신의 행동을 사과한다.
크리스와 로즈가 잠시 집을 벗어나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집 안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크리스의 사진을 걸어놓고 집에 왔던 손님들이 모두 모여 마치 경매를 하는 듯 하다. 마지막에 낙찰된 손님은 눈이 보이지 않는 장님 미술상이다.
밤이 되어 크리스와 로즈가 집으로 돌아오고, 손님들은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다. 방에 들어간 크리스는 자신의 친구 로드에게 낮에 본 흑인손님의 사진을 전송하는데, 로드는 그가 자신이 아는 앤드류라고 말하고 그가 성노예로 붙잡혀 있는 것일꺼라는 자신의 추측도 말해준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크리스가 도망치기 위해 황급히 짐을 싸는데, 로즈의 방 구석에서 빨간 상자를 발견한다. 그 상자 안에는 로즈가 수많은 흑인들과 찍은 사진이 있었고, 그 중에 조지나와 월터의 사진도 있었다. 로즈가 모든 흑인들을 다 데려왔던 것이다.
크리스가 집 밖으로 다급하게 나가려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가족들이 문을 막고 크리스가 도망치는 것을 막는 듯한 상황. 크리스는 로즈에게 차키를 달라고 외치지만 로즈는 계속해서 안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다 갑자기 표정이 차갑게 돌변하며 차키를 꺼내고 크리스에게 주지 않는다.
이미 로즈의 엄마에게 최면이 걸린 크리스는 그녀의 최면에 또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가족들이 그를 지하 어딘가로 끌고 간다. 한편 그의 친구 로드는 통화 이후 이상함을 느껴 다음날 크리스의 집을 가보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앤드류의 실종 기사까지 보게 되며, 그의 상황이 위험함을 직감한다.
그 시각 크리스는 어떤 방안에 손발이 묶인채로 갇혀있다. 갑자기 방 안의 TV에서 영상이 나오며 로즈의 할아버지가 응고수술법(?)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한다. 영상의 말미에 다시 최면을 걸면서 영상은 끝이난다.
그의 친구 로드는 크리스를 찾고자 백방으로 뛰며 경찰에 도움도 요청하지만, 그들은 허무맹랑한 소리로만 받아들인다. 로즈에게도 연락하지만 로즈는 이미 로드가 의심을 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요리조리 피해나간다.
다시 크리스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또 티비로 영상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경매에서 낙찰해간 눈 먼 미술상이 그에게 수술 이야기를 꺼낸다.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장님 미술상의 뇌를 크리스의 몸에 이식하려는 듯 하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크리스는 자신의 몸 안 어딘가의 공간에서, 타인의 삶을 지켜보듯 관중처럼 살아갈 것이다라고 설명해준다.
다시 영상으로 그에게 최면을 걸고 수술실에서 신경외과 의사인 로즈 아버지가 수술하는 모습이 나온다.
아버지가 뇌를 잘라내는 사이 남동생이 크리스를 데리러 간다. 마지막 최면 영상 당시 크리스는 소파의 빠져나온 솜으로 귀를 막았고, 최면이 안 걸렸지만 걸린척을 한다. 그 사실을 모르는 남동생이 다가오자 공격해서 쓰러뜨린다.
남동생 다음으로 아버지도 산양의 뿔로 찔러 죽인다.
집에서 어머니도 만나고 죽여버린다. 그 시각 로즈는 자신의 방에서 여유롭게 다음 타겟 흑인을 찾고 있다. 크리스가 차를 무사히 타고 도망치려는데 갑자기 조지나가 뛰어와, 차에 치이고 크리스는 그녀를 태우고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저 멀리서 로즈가 그 모습을 보고 할머니라고 말한다. 바로 조지나의 몸에 들어가 있는 인물이 로즈의 할머니인 듯 하다. 그리고 정원관리사는 할아버지가 들어가 있어, 크리스에게 달려들어 공격한다. 하지만 크리스는 최면을 일시적으로 푸는 방법을 알았기에, 폰을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플래시를 터뜨리고 정신을 차린 월터가 로즈를 공격해 죽인다.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뒤늦게 로드가 그를 찾아오고 크리스를 차에 태운채 빠져나간다.
'리뷰 및 해석'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도 굉장히 충격적인 스토리로 이슈가 되었던 영화다. 기본적으로 영화 자체가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담아내며 확실한 메세지를 보여준다. 그런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로즈의 집안과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백인이다. 일부 흑인들은 모두 최면과 수술을 통해 백인들이 들어간 몸만 남은 이들이다.
실제로 크리스가 로즈의 집에서 만난 이들은 결국 모두가 백인이다. 겉만 흑인인 이들은 있지만 이미 내면은 백인이 되어 있다. 뭐 사실 조던 필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과 해석을 말하자면, 로즈의 집은 미국 사회를 축약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백인과 흑인들이 어루러져 살지만 부자나 상위계층은 백인이고, 그나마 그 안에서 적응해서 살아가는 흑인들은 모두 미국사회에 물들어진 백인들의 사상과 동조화 된 흑인들이다. 진짜 외부에서 온 흑인 크리스는 미국사회에서 불편한 존재고 모두가 의식하고 신경쓰는 존재다.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그의 정신과 내면을 백인들의 것으로 바꿔놓고 싶어한다.
이 사상이 정확히 어떤 것을 말하는지는 모르겠다. 자본주의와 암묵적인 인종차별의 고착화가 아닌가 개인적인 추측을 해본다. 조던 필은 영화 '어스'에서도 미국 사회와 인종차별적인 행위들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사실 겟아웃이 먼저 개봉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스를 먼저 봐서 그의 꽤나 일관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또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든 해석을 하나 덧붙이자면, 사람들이 쓰고 살아가는 가면에 대한 이야기다. 백인들은 크리스를 아무렇지 않은 척 대하지만 실제로 진정성 있게 대하는 인물은 단 한명도 없다. 다들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는 굉장히 호의적이고 개방적이다.
미국사회에서 백인들이 다른 인종들을 겉으로는 함께 융화되어 살아가고, 차별하지 않는 듯이 행동하지만 그 속에는 다른 목적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마음 속 깊이 인종에 대해 차별적인 사고 없이 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다들 자신들의 목적과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든 상황이 변한다면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인 겟아웃은 극중에서 순간 정신을 차린 흑인 앤드류가 외치는 대사기도 하다. 같은 인종인 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곳에서 나가라는 대사. 아직 인종차별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메시지다. 혹은 극중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하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 자신들의 공고한 영역에 들어오는 이들을 내쫓으려는 겟아웃일수도 있다. 뭐 어느 쪽이든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굉장히 미스테리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영화 어스도 비슷한 분위기로 진행이 되는 것을 보면, 이런 느낌을 굉장히 잘 살리는 감독이 아닌가 싶다. 묘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로 하나씩 떡밥을 풀어놓는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막바지에 모든 떡밥을 회수하며 마무리를 짓는다.
이 영화는 무려 제작비 300만 달러밖에 안 쓴 헐리우드 영화치고는 엄청난 저예산의 영화다. 이 금액이면 사실 한국에서도 괜찮은 영화를 찍기 힘든 금액이다. 그만큼 캐스팅이나 소품 등보다는 감독의 창의적인 상상력, 탄탄한 전개, 반전 등 스토리로 승부를 보는 영화다. 이 영화가 월드와이드로 벌어들인 수익이 2억 5,500만 달러에 육박한다고 하니... 거의 10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이다.
사실 국내 독립영화들도 좋은 영화들이 많은 것을 보면 지나치게 상업화 되어 메시지 없이 오락성만을 극대화한 영화들에 너무 관객의 눈이 쏠리지 않도록, 저예산일지라도 좋은 영화들을 위한 상영관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겟아웃은 확고한 감독의 자기주장을 볼 수 있는 영화로, 이도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영화보다 확실한 메시지를 가진 영화가 더 낫다는 것을 확연하게 보여준 영화다. 동의를 하고 안 하고는 관객의 선택이겠지만 단순한 킬링타임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영화가 낫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아래는 같은 감독의 작품 '어스'에 대한 리뷰와 해석이다. 참고하기 바란다.
https://dobi-freedom.tistory.com/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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